남작에서 황제까지

"전령을 가장 처음으로 맞이한다면... 그거네?"내 근처에서 병사들과 있던 오머스가 정적을 깼다. 그게 뭔데."... 그러네."아까 프레데릭에게 혼날 뻔 했던 로렌이 깨달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맞은 편에 앉아있던 프레데릭은 고개를 갸웃거리기만 했다."뭔데요? 뭔데? 왜 나만 모르는 이야기 해요? 따돌리는 겁니까?""그... 아닙니다. 확실해지...

"지금까지 말한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가?""그림워더 영지의 서기가 저와 케인록의 대화를 받아적었을 겁니다. 그리고 제가 하급 지휘관들에게 전해준 명령서가 있습니다."드윈은 상식적이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겠지. 이럴 때를 대비해서 전부 기록을 남겨둔 것이 용의주도하네."주민들 중에 이 자에게 아직 원한이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면, 이 자리에서 돌로 쳐라."말...

"난 정당하게 전쟁을 했어. 졌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으려고 발악한 죄 밖에 없다고!"쯧. 저건 글렀군. 케인록의 뒤에서 도끼창을 든 병사도 등 뒤로 무기를 당겼다. 바로 목을 쳐버리겠다는 듯이."살려줘. 이미 영지도, 가족들도, 내 팔도 다 가져갔잖아.충분히 비참해졌잖아..."눈물을 흘리는 케인록은 불쌍하거나 안타깝지 않았다. 오히려 화만...

"슬픔은 언제나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법입니다. 부디 충분히 울고, 고인들이 가시는 길에 안녕을 기원하시길 바랍니다."묘지 축성기도가 끝나고, 관과 묘지에 성수를 뿌린 뒤 하관했다. 사제는 익숙하게 장례를 진행하면서도, 고인과 유가족들에 대해서 굉장히 정중한 태도였다.유가족들은 모두 검은색 옷을 입고, 묘지 앞에 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망자가 먼 길...

"반갑습니다. 장례를 위해 달려온 암브로시오 사제라고 합니다."인상이 후덕하고 인자한 사람이었다. 길 가다가 한 대 때려도 허허, 하고 웃어넘길 것 같은 호인 같은 이미지랄까.왜 장례식에 이렇게 시간이 걸렸나 했더니, 옆의 교구에서 사제를 요청하고 오는 시간이 이 만큼 걸리는 거였다. 종교가 없는 내가 보기에는 필요성에 대해 의구심이 들긴 하지만...'장례...

"저는... 울어도 되나요?"이미 브리짓은 울고 있는데, 눈을 가린 양 손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데 물어보았다."네. 아무도 영주님에게 뭐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누가 뭐라고 하기만 해봐라. 그 날은 이빨 요정이 계 타는 날 일거야."정말 뭐라고 안 할거에요...?"뭐 내가 뭐라고 한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나. 여기에 기반도 없는 사람인데. 영주님 잘...

"영주님. 리암입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잠시 이야기를 해도 괜찮겠습니까?"밥을 먹고 유모를 따라서 브리짓의 방으로 향했다.[리암씨? 저 이제 자려고 하는데. 무슨 일인가요?]방 안에서 브리짓의 목소리가 들렸다. 상당히 또렷하고, 알아듣기 쉬운 목소리였다. 지치거나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당황스러울 정도로."잠깐 말씀드릴 게 있어서요. 괜찮으십...

"음? 언제 말씀하시는 건가요?"이 사람하고는 처음으로 말하는 건데. 내가 뭐 와달라고 부탁한 적 있었나?"그림워더 영지 점령 때 말입니다. 원래 척후, 정찰조가 가장 먼저 도착해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못했습니다.""기습이었지 않습니까. 그렇게 부담 가지실 필요는...""앞으로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 약속드리겠습니다."굉...

"그럼 당신은 왜 전장에 나섰지? 질 것을 알면서?""영주가 지시하고, 간언하였는데도 듣지 않으니 제가 거부할 수 있겠습니까."아하. 케인록이 머저리였군. 말을 안 들을거면 참모를 왜 가져다 앉힌거야."그래서 저의 처형 방식은 무엇입니까? 가능하면 안 아픈 방법으로 부탁드립니다만..."근데 의외로 비관론자네. 왜 자기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브리짓, 저는...

"물론 귀인께서 반대하신다면 따르겠습니다. 아직 정식 행정관으로 임명한 것은 아니거든요.""아니, 영주님이 그러실 필요는 없죠."이 시대에 영주는 실질적인 통치권자다. 자신의 영지에 속한 주민들은 시민이 아니라 신민(臣民)으로서, 영지에 소속된 재산이다. 즉, 영주의 판단 하에 어떻게 처분한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을 거다. 근데 왜 내 눈치를 봐."아뇨....

[부웅!]오. 그냥 휘두르는 게 아니라 중간에 철구를 돌리는 방식으로도 쓰는구나. 신기하네. 방금 들어갔으면 머리가 박살났겠는걸.- 둔기 숙련 : 초급 9.적의 무기 능력치가 초급이라는 게 어느 정도인지 몰랐는데, 이 정도 위협이 초급 9 라는 거군. 잘 기억해둬야지."흡!"내가 계속 피해다니기만 해서 조급해졌나보다. 적은 등 뒤로 철퇴를 돌렸다가, 바닥을...

"어차피 이 자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너는 무엇이라도 하겠지!카밀라 영지를 가져다 바치고, 점령했던 그림워더 영지를 준다고 해도 비열한 너 같은 자식은 결코 인질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목숨이 걸려 있으니까. 그리고 상대방의 약점을 잡았다면 어떻게든 써먹어야 하는 것이 전쟁이다. 전쟁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린다면 그건 나태한 거지."네놈에게 휘둘려 모든 것을 ...